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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는 창작자가 아닌 시청자의 것이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자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화제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매 회차마다 펑펑 울었다는 후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마지막 회 후기로 올라온 어느 여성분의 짤이 잊혀지지 않는데, 그토록 퉁퉁 부은 눈은 본 적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완결까지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ㅎㄷㄷ) 심지어 저는 F 인간입니다.

창작자와 수용자 사이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촬영, 연기, 연출, 편집, 시대구현 등등… 올해 이보다 뛰어난 드라마가 과연 나올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눈물이 나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저의 해석이 작품과 조금 엇갈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야기’자체 보다는 ’감동을 유도하는 구조’에 더 집중했기 때문(?) 각색(텔링)과 시청각연출에 더 감동했다? 정도라고 둘러대봅니다. (저 사실 T일까요..? ㅠㅠ)

“콘텐츠는 창작자가 아닌 시청자의 것이다”

“작가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으며, 독자의 해석이 텍스트의 의미를 결정한다”
20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논문 <저자의 죽음>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영상 또한 “시청자의 해석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의 텍스트는 수많은 해석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해석자는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써내려가는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콘텐츠는 창작자가 아닌 시청자의 것이다’라는 말은 바르트의 논문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의 콘텐츠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눈으로 보고 각자의 경험으로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어떤 사람이든간에 ‘나’의 <폭싹 속았수다>는 다른이의 그것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매체에 어울리는 콘텐츠 기획이 필요합니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홍보영상을 요청하시면서 전달하고 싶은 포인트를 A4로 수십장 분량을 정리해서 주십니다. 저는 이것을 문제로 지적합니다.
상세한 설명 또한 목적에 따라 필요하기도 합니다만,
영상은 앞에서 놓치면 뒤도 없는 매체이기 때문에 후킹이 강조되는 방식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이제는 극장에 앉아서 보는 시대가 아닙니다. TV 앞에서 본방사수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시청자가 능동적으로 내가 볼 것을 선택할 수 있고, 시청 지표에 따라 알고리즘이 영상을 추천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콘텐츠는 더욱 소비자 중심으로 기획되고 유통될 수 밖에 없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길거리에 뿌려지는 전단지, 문 앞 점원의 호객행위, 홀 직원의 메뉴판 설명, 셰프의 상세한 요리 설명 —처럼 시청자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콘텐츠 타입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청자 중심의 콘텐츠 기획을 해야합니다

콘텐츠 기획자들은 항상 고민합니다. ”대중이 이 영상을 왜 봐야하지?” 꽤 유명한 PD인 ‘솔파’님의 탈잉 강의 광고에서도 내용이 나옵니다. ”너의 하루를 내가 왜 봐야되는데?”
충주맨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조회수 0인 영상들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_J4Xglx3R-8
이제는 콘텐츠의 주인이 시청자라는 것을 인지하고 더욱 시청자 친화적 영상을 제작해야합니다.
여기까지,
사랑하는 애인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쓴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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