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그런건 없다. 일론 머스크가 아니면 누구나 대체될 수 있다.” 고 얘기를 했는데요.
이 내용을 조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나는 대체될 수 있는가?
저는 피디입니다.
방송용 교양프로그램, TV나 전광판 광고, 유튜브 예능, 각종 홍보영상,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합니다.
한국의 인구는 약 5,000만 명입니다.
이 중 방송 산업 종사자 수는 약 3.8만명입니다. (방통위, 2023)
여기에 영화계 종사자와 방송산업 밖 유튜브 생태계 인원을 더하면
전체 숫자는 3배 이상 커집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
이 사람들 중에
업무에 필요한 능력치, 노동에 대한 임금,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구인자들을 종합해보면
저를 대체할 사람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다시 말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가장 저렴한 인력", "지원자가 없는 포지션"
이런 것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시간이 100년만 흐르면
지금 지구상의 80억 인구는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사람으로 대체됩니다.
그래도 인류는 잘 돌아갑니다.
나는 무조건 대체될 수 있습니다.
대체될 수 없는 조건
그렇지만 당장은 대체될 수 없는 조건이 존재하긴 합니다.
조건1. 우선 지금 맥락에서는 나 아니면 안된다.
몇 년에 걸쳐 우주인 훈련을 받고, 달까지 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아무리 일론 머스크라도 이 상황에서는 당장 자를 수는 없겠죠?
(쓰고 보니 웬지 그는 할 것 같기도…)
특정 시스템이나 프로젝트의 히스토리와 구조를 깊게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그렇습니다.
인수인계에 긴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면 일단은 대체될 수 없는 것이지요.
팀원들과 쌓은 ‘관계 자본’,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확보한 ‘신뢰 자산’ 같은 것들은
당장 인수인계 되지 않고, 단기간에 카피되지 않는 ‘당장은 대체될 수 없는 조건’입니다.
조건2. 사랑을 받고 있다.
"능력 좋고, 가격 착하고, 성격 좋고, 잘생긴 다른 피디들이 많지만, 그래도 이영표 피디와 일하고 싶어."
이만큼 사기적인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보다 기분 좋은 말, 이런 신뢰를 능가할 수 있는게 있을까요…?
동료들에게 남기는 말
자기 일에 정진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면
자연스럽게 두 조건이 모두 달성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일을 도모하다 보니
자연스레 두 조건을 만족하는 동료들이 곁에 있게 되었습니다.
대체될 수 없는 나의 소중한 동료분들께 이 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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